어느 불신자 분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제가 목사임을 알고 계셨고 평소 기독교에 대해서 궁금해 하셨던 것들을 하나 하나 질문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중에 가장 첫번째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었습니다.
자신은 종교가 일종의 세뇌작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를 앞에 두고 면전에서 말하기에는 상당히 무례하고 거북한 질문이었습니다. 그 분에게서는 일말의 인간적 예의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그 분의 눈빛 속에서 저와 같은 목사를 향한 강한 불신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자리를 피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분의 눈빛 속에서 또 하나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권위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그 분은 사실 기독교에 대한 진리를 거부하고 있기 보다는 종교라는 권위, 그리고 저와 같은 목회자들에 대한 상처가 쌓여서 진리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이 없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분께 나즈막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세뇌가 아닌가 하고 물으셨죠? 형제님 그럼, 생각해 보시죠? 만약 예수 믿으라는 것이 세뇌작업의 일종이라면 반대로 예수 믿지 말라는 말도 세뇌가 될 수 있겠네요? 성경이 하나님을 믿으라고 세뇌시키고 있다면, 세상은 하나님 믿지 말라고 세뇌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형제님, 우리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향해 신앙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정권은 주체사상을 강제적으로 세뇌시킨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뇌란 단어가 정당성이 부여되려면 이처럼 강제성이 따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교회 안에 강제성이 있다면 그것은 기독교가 아니라 이단 사이비 종교일 것이고, 단지 오랜 시간 교육 받아 세뇌된 것이 신앙이라면 교회 오래 다닌 사람은 다 믿음이 좋아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30년을 다녀도 그대로인 사람이 있는가하면 교회를 3일만 다니고도 삶이 변화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님, 진리의 등산로에는 강제로 잡아 끄는 가이드 따위는 없고, 강제로 돈 내라는 매표소는 없는 법입니다. 만약 있다면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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