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감정은 굉장히 추상적인 것처럼 들리고 이상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사랑이라는 감정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단어도 없습니다. 현실속에서 드러나지 않고 표현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 자녀가 열이 올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끙끙 앓을 때 어머니는 자녀 곁에서 한 숨도 잠을 자지 못하고 밤을 지새우며 찬수건을 머리 위에 얹습니다. 사랑은 인간의 본능도 이겨내게 만드는 놀라운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결혼한 뒤 처음으로 해 주는 음식을 먹어 본 후 남편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힘듭니다. 간도 안 맞는데다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주 맛있게 밥을 먹습니다. 그렇게 밥 한공기를 싹 비우고 난 뒤 최고의 요리였다고 아내에게 사랑을 담아 칭찬합니다. 그 칭찬이 착한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아는 아내도 ‘다음에는 더 잘해볼께’라며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사랑은 현실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게 현실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40일 금식 중이던 제자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39일째 되는 날 몰래 음식을 먹습니다. 그것을 본 스승은 말없이 그 옆에 앉아 함께 음식을 먹습니다. 사랑은 행위(doing)가 아닌 존재(being)가 되어 동행하는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 모두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사랑은 헌신으로, 찬양으로, 삶의 예배라는 놀라운 현실의 이야기로 내 삶 속에 풍성하게 되살아났었습니다. 예배가 기다려졌고, 봉사가 즐거웠으며, 섬김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모든 이야기들이 과거형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는 그랬는데…’라는 말로 끝을 흐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혹시라도 주님이 들으실까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런 성도들을 보다 못한 어느 목사님은 성도들에게 소리칩니다. 예배시간 늦지 마세요. 헌금생활 바로 하세요. 주일성수 하세요. 새벽예배 꼭 나오세요. 기도하세요. 전도하세요. 등등
그걸 몰라서 못 지키는 게 아닌데… 그게 어려워서 못 지키는 게 아닌데…
사랑을 몰라서, 사랑이 고파서, 사랑이 식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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