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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최근 한국 드라마 중에서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뉴스를 통해서 대충 어떤 스토리라는 것은 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의 잔인한 폭력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학교를 자퇴한 후 복수를 결심합니다. 그리고 18년간 치밀하게 준비하여 하나씩 실행해 나갑니다. 한 마디로 ‘사적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소재는 사실 어제오늘 다뤄진 소재가 아닙니다. 예전에는 이런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통쾌함과 대리만족이 있을지는 모르나 엄연히 법치국가에서 개인의 사적 복수가 정당화되는 스토리는 현실감이 너무나 떨어졌기 때문이고, 또한 어떤 경우에도 그러한 사회가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이렇게 화제가 된 것은 그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사적복수’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과연 이 땅에 정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마땅히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을 지지 않음으로 벌어지는 이러한 복수극은 점점 더 정당성을 얻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누군가 죄를 지었다는 것은 그 죄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죄가 있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한(恨)이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회개란, 하나님과 죄를 지은 개인의 일대일 관계 속에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죄인과 피해자라는 ‘3자적 관계’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죄사함과 용서와 치유가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기독교가 너무나 값싼 은혜를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너무나 쉬운 회개, 너무나 값싼 회개를 가르치고 용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나 피해자나 모두 주님 앞에 서야 할 죄인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피해자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치유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가해자는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진실되게 회개하고 사죄하는 책임을 다함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값싼 은혜가 아닌 값비싼 은혜임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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